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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MAY 15, 세운상가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8. 5. 12:48
produced by 지현
produced by 선형
세상의 기운이 모인다 뜻으로 이름 지은 세운상가. 남북으로 길게 뻗은 거대한 매스는 주변의 어떤 높은 빌딩 못지 않은 스스로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서 있습니다. 우리의 첫 만남은 세운상가의 옥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종로 일대의 모습을 자유롭게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도 여기 만한 곳이 없을텐데요.
100미터 달리기를 해도 좋을 만큼 넓은 옥상을 온전하게 차지한다는 것은 그 아래에 복잡하게 오고 가는 차들과 사람들로부터 동떨어져 있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종로일대에 삼차원의 좌표계를 놓고 우리가 있는 곳을 어떠한 좌표점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면, 이곳은 (0,0,0)이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우리의 작업은 적당한 위치의 좌표점을 찾아 또 다시 그것을 정의내리는 것이 되겠지요.
언제부터인지 그곳에 놓여진 것이 당연한 물건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 속에 놓여진 사람들.
우리의 작업은 그들을 잠깐동안 우리 나름의 시선으로 재배열 해 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상태를 유지하려는 관성이 크면 클수록 우리의 작업은 어딘가에서는 분명 큰 마찰력을 일으킬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일상을 벗어난 일탈이 될 수도 있습니다.
written by 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