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ed by 혜서
명동성당이 재개발 된다고?
12월 31일 모잇 파티의 여파로 한동안 넋놓고 지내던 모이터들이 다시 모였다. 설마 명동성당을 누가 건드리기나 하겠어 싶은 마음이었지만 내심 걱정이 된다. 명동성당은 단지 '19세기'에 준공된 오래된 건물의 의미를 넘어 순교와 민주화의 기억이 아니던가.
미사 시간이 아님에도 기도를 하는 신자들로 성당 안은 꽤 사람이 많았다. 삶의 고민들을 가득 안고 간절히 기도하러 온 사람들 앞에서 모잇을 하자니 정말 이모럴한 집단이지 싶다.
코가 어는 듯한 추위에 잠깐 몸도 녹일겸 맘을 쉬러 온 여행객들처럼 조용히 성당을 구경하던 모이터들은 자신의 포지션을 찾아 슬그머니 움직였다. 모이터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보다 더 무서운건 공간이 가진 압도감이었다. 카메라에 그 느낌을 담기도 어려웠을 뿐더러 내 존재가 작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곳에서 그 동안 해오던 것처럼 넉살좋게 굴기도 어려웠다.
모잇은 어려웠지만, 늘 모으던 물건들 없이도 사진이 가득찬 느낌이 드는건 배경이 가진 힘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 재개발의 첫삽을 떴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본당은 아니지만 그 주변과 지하를 공사해서 주차장이나 임대시설로 사용한다는 내용이다. 사진 몇장 찍는데도 마음이 불편했는데 '명동성당'을 둘러싸고 그런 큰 공사를 한다니 대단한 담력이구나 싶다. 종교의 신성함이, 그리고 도시가 가진 기억이 파괴되지 않는 개발을 간절히 기대해본다.
글 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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