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DEC 04, 덕수궁

 

produced by 혜서

시청 앞,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는 계절이다. 목도리 수북하게 싸매고 잔뜩 움추려 시청앞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다 대한문 앞에서 수문장 교대식 소리가 이어폰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파도치던 자리.

촛불이 타오르고 경찰이 서있던 자리.

국화가 잔뜩 쌓이던 자리.

내 기억 속의 역사만 해도 이토록 화려한데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그 자리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한여름의 열기도, 한겨울의 추위도 말없이 견뎌내며 덕수궁의 대한문은 그 깊은 역사를 지켜 보았을테다.

 

 

교대식에 맞춰 전통복을 갈아입은 모잇도, 대한문은 기억해줄까.

written by 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