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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photo

2011 OCT 01, 종묘



produced by 은성


종묘를 정면에서 온전한 모습의 뷰를 잡는다 것은 잔머리 100단으로로도 어려운 일이었다.
좌우로 총 19칸으로 구성되어있다는 종묘는 그만큼 옆으로 길다. 낮은 목조건물이 옆으로 길게 펼쳐져 있는 모습은 일반
적인 비례감이 아니기 때문에 신비롭기도 하다.
사실은 종묘앞을 많이 지나다녔음에도 종묘의 실체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랜만에 건축물에게서 에너지를 느꼈다.
그 에너지는 따뜻한 해가 비추는 이곳에 매서운 바람과 같은 에너지였다. 종묘가 왕과 남성의 기 즉 양을 상징하는 것처럼
실제로 이곳은 남성들이 여성보다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사진에서도 그렇다) 종묘앞 공원에는 알다시피 할아버지들의
아지트이다. 분명 시대가 바뀌어도 항상 변함이 없었을 풍경이다. 현재의 종묘의 나이가 600살이 넘는걸 생각해 본다면.
600여년 동안의 풍파가 모질게 지나간 곳이란 것을 알게된다. 결코 가볍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묵직한 목소리들이 몇 백년
동안이나 쌓였고, 나는 이날 생각지도 못한 기분 좋은 압도감을 느꼈다. 사실 바닥을 고치고 계셨던 문화재 아저씨께서 비
싼 몸이라며 사진에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하신 모습에 기가 눌리기도 했다. 그러나 씩씩하게 혼자 종묘를 두리번 거
리던 류경구 학생도 아무런 의심도 거리낌도 없이 모잇에 참여하는 걸 보면, 우리에겐 참으로 가벼운 매력이 있는 것이 아
닐까. 가볍다는 말이 다른 모잇터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날 우리는 나름의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자 노력하였
다는 점. 인생은 참 조화롭지 아니한가!!!!

글 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