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OCT 15, 용산 홍등가 produced by 지현 유난히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천둥번개와 함께 내리는 비는 토요일 오후의 스산함을 한껏 더해 주는 듯했다. 이런 날에 모이터들은 용산의 ‘청소년진입금지’지역이었던, 플래카드가 이미 뜯어지고 철거된 골목으로 들어섰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몰고 왔던 만큼의 큰 공간은 아니었다. 기껏 두 블록과 곁가지의 작은 골목 몇 개를 안고 있을 뿐이었다. 이미 건물들은 공사현장과 흡사할 정도로 쓰레기가 밖으로 나온 채 방치되어 있었고 실제로 공사중인 건물도 있었다. 아무도 없는 골목 끝의 한 장소에서만 한 언니가 쪼그려 앉아 세차게 내리는 비를 보며 담배를 물고 있었다. 혹여, 우리의 행위가 자칫 그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던 이들을 비난 혹은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염려도 되었다... 더보기 이전 1 2 3 4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