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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photo

2011 Aug 20, 옥인 시범아파트





produced by 지현

 옥인 시범 아파트의 Rebirth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아슬아슬해 보이는 재건축을 눈앞에 둔 아파트나 근현대사 책에서 
막 튀어날 올 것 같은 그런 시장은 나와는 상관이 없었다. MO!T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예쁜집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만 눈길을 주던 그런 건축과는 거리가 먼 그런 사람이였다.
언제부터 였는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추억, 그리고 기억’이라는 소박하지만 큰 이야기를 하던
친구들이 부러워 보이고 멋져 보여 재미삼아 끼어 사진 찍던 나였다.
한번, 두번 바쁘다는 핑계로 빠지고 지쳐있던 나에게,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한 곳, 모이터들과 함께 간
곳이 바로 옥인 시범 아파트와 옥인 연립이였다.

1971년 시유지에 지어졌다는 옥인 아파트. 한때는 360여 세대가 서로 한 가족처럼 자연을 벗삼아
살았을 그 곳을 기대하며 갔으나, ‘아뿔싸!’ 기대와는 달리 우리를 기다리는 건 이미 사방이 막혀버린
펜스 안에 천으로 가려진 모습의 아파트였다. 옆에서 한여름 땡볕에도 지치지 않는 몬스터처럼,
포크레인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사라져 가는 옥인 시범 아파트. 과연 이 아파트가 사라짐과 동시에
30년의 추억도 같이 사라지는 걸까?

하지만 그런 기우도 잠시, 지금은 외로운 자태만 남아 있었지만, 우리가 서있었던 그 곳에 나무가
무성했던 커다란 암반이 자리하였고, 30여 년의 세월 속에 아파트와 자연이, 그리고 잠깐이였지만
우리가 거닐었던 작은 골목 골목이, 그리고 밝게 인사해 주던 할머님까지도, 모두가 하나 였음을 알
수 있었다.

옥인 아파트, 그리고 곧 제 2의 옥인 아파트 처지가 될 지 모르는 옥인 연립. 지금은 비록 무너진
시멘트에 헐거벗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곧 30여년 전보다 더 큰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따뜻한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기대하고 있다. 자연으로 돌아가 새로운 모습을 돌아올
‘사라질 옥인 아파트’를. 그리고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줄 옥인 아파트’를.

 글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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