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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ep 03, 신촌기차역 produced by 지현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 아니 사면상가(四面商歌) 일요일 오후, 신촌과 이대입구 2호선 전철역 사이, 新신촌역사와 쇼핑몰 그리고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탑재한 거대한 건물의 옆구리에 마치 마징가제트 발치에 선 깡통로봇처럼 아담한 자태로 서있는 舊신촌역사에 모잇터가 모였다. 촬영에 앞서 역사 안으로 들어가 보려고 시도했으나, 떡하니 앞을 가로막고 있는 주차장진입로가 이미 설명해 주듯이 나무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내심 포기하고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보니 영화촬영세트 같은 느낌의 대합실에는 그럴듯 한 열차 시간표까지 붙어 있다. 그런데 어쩐지 너무 새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은 원래의 위치에서 어정쩡한 현재의 위치로 옮겨 복원된 것이란다.역사를 보호한다기보다는 주차장진입로를 .. 더보기
2011 Aug 27, 금화 시범아파트 produced by 지현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금화시범아파트 옥인시범아파트도 그랬고 남산 시민아파트, 안암동 대광아파트 등 몸집이 커다란 아파트들이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건 너무나 평범한 사실이다. 이유를 추리해 보면 여러가지 그럴 듯한 것들이 나오겠만, 시민아파트가 대거 등장하게된 배경을 보면 사실 1969~70년 무렵, 그 당시 서울시장으로 부임했던 김현옥 시장의 주택난 해결 방법 중 하나인 무분별한 시민아파트 짓기 더하기 뽐내기 정치가 조화를 이뤄낸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손정목 작가가 쓴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에서는 대부분의 시민아파트는 박정희 대통령이 어디에서나 잘 보일 수 있는 '높은 위치'에 짓는 것이 상식으로 통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높은 곳에 살면 경치도 좋고 전망도 좋고 사는 사람도.. 더보기
2011 Aug 20, 옥인 시범아파트 produced by 지현 옥인 시범 아파트의 Rebirth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아슬아슬해 보이는 재건축을 눈앞에 둔 아파트나 근현대사 책에서 막 튀어날 올 것 같은 그런 시장은 나와는 상관이 없었다. MO!T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예쁜집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만 눈길을 주던 그런 건축과는 거리가 먼 그런 사람이였다. 언제부터 였는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추억, 그리고 기억’이라는 소박하지만 큰 이야기를 하던 친구들이 부러워 보이고 멋져 보여 재미삼아 끼어 사진 찍던 나였다. 한번, 두번 바쁘다는 핑계로 빠지고 지쳐있던 나에게,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한 곳, 모이터들과 함께 간 곳이 바로 옥인 시범 아파트와 옥인 연립이였다. 1971년 시유지에 지어졌다는 옥인 아파트. 한때는 360여 세대가 .. 더보기
2011 Aug 13, 구 서울역 역사 produced by 지현 1925년 경성역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흔히 이야기 하듯, 강산이 여덜번 쯤 바뀌고도 남는세월 동안, 서울에 둥지를 튼 사람의 수가 1925년 당시 20만여명에서 2011년 현재 1000만명을 넘어버렸고, 그 이름도 특별한 서울 특별시에서 누구나 한번쯤 이용했을 법한 서울역사가 새로운 건물로 그 기능을 대신하였으며, 한 동안의 논의 속에서 보존가치를 인정 받아 떳떳하게 그 모습을 지켜 갈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의 흐름의 궤적 속, 한치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서 있는 서울역일지라도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새겨져 있을 것이다. 때로는 사랑하는 이를 가슴아프게 떠나보내야 하는 아픈 상처이거나, 부푼 꿈을 안고 상경하는 희망찬 미래이기도 하였다. 그.. 더보기
2011 08 06, 화랑대 고향역 produced by 지현 서울은 화려한 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곰곰히 살펴보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서울도 결국 사람들이 왁자지껄하게 살아가는 곳이므로 이빨에 낀 고춧가루를 훤히 드러내며 웃는 어느 할아버지의 주름같이 무언가 구수한 맛이 나는 낡고 허름한 공간들이 있기 마련이다. 아, 낡고 허름하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미의 기준은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는 법이다. 모잇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한 희열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러한 공간을 발견했을 때인데, 그런 공간에 두 발을 딛고 서 있으면 묘한 이질감을 느낀다. 나는 분명 서울에 있는데, 이곳은 도대체 어디인가. 서울이란 곳은 얼마만큼 다양한 공간을 곳곳에 숨겨두고 있는 것인가 하는 탄식과 함께 고향역은 정말 고향역이었다. 코스.. 더보기